













“당보야, 이리 와 봐라!”
붉은 등불과 별들이 수놓은 새까만 밤에 푸르른 보름달이 뜬 날 머리카락을 녹색의 머리끈으로 묶고 검은색의 무복을 입은 남자가 녹색의 장포를 입은 사람에게 손을 뻗으며 말했다.
다른 한쪽 손에는 전혀 도사답지 않게 술병을 들고서 송곳니를 내보이며 환히 웃는 그의 모습은. 가히 절경이었다.
“예, 도사 형님.”
잠시 그를 멍하니 쳐다보던 녹색의 장포와 머리를 한쪽으로 길게 땋아 늘어뜨린 남자가 미소를 지으며 그에게 다가간다.
붉은빛들과 사람들로 가득한 거리. 이 거리에서는 웃음이 끊이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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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압. 합-! 타앗.”
돌산에서 어린 이들의 낭랑한 기합 소리가 울려 퍼지고, 매화향이 널리 퍼지고 있었다.
그 와중 제일 큰 돌에 앉아 술을 마시며 그들의 수련을 지켜보고 있던 대 화산파의 장로. 매화검존 청명이 익숙지 않은 무인의 기척을 감지하고서는 밖으로 나가 그를 맞이 했다.
“여긴 무슨 일이지? 구파일방 중 하나인 대 화산파에 감히 무기를 들고 출입해? 드디어 맛이 간 건가.”
청명은 코를 손가락으로 후비며 아무 감흥 없이 그를 쳐다보았다. 피로 점철된 불혹의 무인 하나가 무릎을 꿇은 채 대 화산파의 대문 앞에서 빌고 있었다.
무인의 검은 이미 날이 다 빠져 있었고 얼굴과 몸에는 자잘한 상처로 가득했다.
“웬일로 무림맹(武林盟) 우릴 찾아오셨지? 어지간한 일이 아니고서야 발을 들이지는 않았을 테고.”
“청명아. 그쯤 하면 되었다.”
대 화산파 13대 장문인 대현검 청문이 정문을 향해 걸음하고 있었다. 무인의 얼굴이 화색을 띤다.
그는 바로 표정을 굳힌 채 엄숙한 표정으로 소리쳤다.
마교(魔敎)가 발호(跋扈)하였습니다!
필시 화산의 검들이 필요로 합니다.
부디 이 중원을 위해 앞장서주십시오.
화산의 검들을 비롯해 소림, 남궁, 무당을 비롯한 구파일방과 중소 문파에도 도움을 요청하고 있는 상황입니다.
현재 사천당가의 사천 역시 마교 놈들의 손에 넘어가 화마(火魔)에 휩싸였으니, 그리 두고 보시면 화산의 섬서역시 무사치 못할 것이오.
“뭐?”
당가가, 마교 놈들에게 무너져? 천하의 사천당가가?
청명은 무슨 헛소릴 하냐는 듯 콧방귀를 뀌며 생각했다. 사천당가엔 현 암존이라 불리는 자가 있다.
그리고 마교 놈들이 자신의 가문을 노린다면 내게 도움을 요청하였겠지. 아무 소식 없이 자신 혼자만 싸웠을 리 없다.
立冬 : 겨울의 시작
겨울이 시작된다고 하여 입동(立冬)이라고 한다.

도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