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눈을 돌리지 마라.>
‘뭐……?’
<눈을 뜨고 현실을 마주해라.>
‘네놈 누구야. 전부 네놈이 꾸민 짓이냐. 나와 나오라고!!! 그 잘난 대가리를 예쁘게 두 동강 내줄테니까 나오라고!!!!!!!!!!’
<이건 전부 네가 자초한 일이다. 아니 ‘우리’가 자초한 일이다.>
‘뭐라고…? 우리라고? 넌.’
“청명아 조심해라!”
그 목소리에 청명은 혈향이 풍기는 방향으로 고개를 틀었고
펑!
보고 싶지 않았던 현실과 마주했다.
“장문..사형..”
목소리가 나왔다. 앞으로 나아갈 수 있었다. 어느 샌가 몸을 두르고 있던 안개가 사라지고 원래 자신의 몸이 나왔다.
“사형.. 안 돼요. 이러지 마세요. 정신 차려 봐요.. 제가 말을 안 들어서 화가 나신 거예요? 그런 거라면 다 제가 잘못했어요. 죄송해요. 다시는 안 그럴게요. 말 잘 듣고 사형제들 잘 챙기고 몰래 술도 안 먹을게요. 그러니까 사형. 제발..”
“도사형님..”
“당보야!!!!”
“형님.. 당가에.. 제 숙질들을.... 잘 부탁..드..리....”
“당보야 장난치지 말거라. 너라면 이쯤 상처 별거 아니라며 일어날 것이지 않느냐. 예전처럼 내 상처를 보고 치료하라며 잔소리해야 하지 않느냐 네가 아니면 누가 내 상처에 잔소리를 하냔 말이다…. 눈 좀 떠봐라 당보야..”
<..왜 눈물을 흘리지? 전부 우리가 나약했기 때문이다. 우리가 천마를 홀로 상대할 수 있을 정도로 강했더라면 이런 결과는 나오지 않았어. 우리에게는 눈물을 흘릴 자격조차 주어지지 않아.>
“.......역시 네놈은 나. 아니 매화검존 청명이구나.”
<그렇다.>
“...”
만일 자신이 훨씬 강했더라면 사형제들이 죽지 않고 끝났을지도 모른다.
그런 생각을 하지 않았던 적이 없다.
<그런데도 이런 결과를 알고 있는데도 너의 실력은 여전히 형편없구나. 그 정도론 어림도 없어. 겨우 그 따위 실력으로 화산의 사형제들을 한명도 빠짐없이 살리겠다니 어처구니가 없구나.>
“....”
<그 참상에서 아무것도 배우지 못한 건가? 아무리 나의 환생이라지만 학습 능력이 없어도 너무 없군. 생각이란 걸 안하는 건가? 아님 그냥 태평한 건가?>
“......닥쳐…….”
<이런 주제에 잘도 살아있구나. 현실을 마주할 용기도 없으면서 잘도 모두를 살리겠다는 터무니없는 생각을 할 수 있구나.>
“닥치라고!!!!!!!!!!!!!!!!!!!!!”
<...>
“너는 실패했잖아! 사형제들도 하나도 못 지키고 화산마저 지키지 못한 패배자 주제에 뭐가 잘났다고 떠들어? 그리고 난 이날을 단 한 번도 잊은 적이 없어. 잊을 수 없고 잊어서는 안됐지. 과거의 망령 따위가 잔소리 할 자격은 없다 이 말이야. 아니 근데 지금 날 멋대로 불러와서 욕 처박는 새끼가 면상도 안 내미네. 당장 나와. 쫄았냐? 그렇게 잘났으면 면상 한 번 내밀어 보라고!!”
스으윽
짙은 안개 속에서 매화검존 청명이 모습을 드러냈다.
“하. 진짜 다시 봐도 짜증나는 면상이네.”
“....그래서 뭘 하고 싶은 거지? 나와 네가 이유 없이 서로 대면할 만큼 기꺼운 사이는 아닌 것 같은데.”
“그래. 말 한 번 잘했네.”
霜降 : 서리가 내리기 시작하다
24절기의 하나로서
말 그대로 서리가 내리는 시기를 뜻하는 절기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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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화산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