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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명의 몸이 심각해지는 것을 느낀 것은 청명이 감정적인 자극을 받다 대뜸 몸에 힘이 풀리더니 주저앉은 적이 있었다. 처음에는 대수롭지 않게 넘겼지만, 청명이 진검으로 연무하던 도중에 근육의 긴장이 풀리며 검을 스륵 놓치자 그제야 심각성을 깨달았다.

백천의 검이 청명의 목을 아슬하게 베어냈고, 얇게 베어진 목에서는 선혈이 흘러내렸다. 백천은 당장 검을 내던지더니 무릎을 검을 놓친 청명을 향해 달려갔다.

“왜 검을…! 청명아.”

백천은 청명의 목에 손을 뻗어 피를 작게 흘러나오는 피를 멎고는 희게 질린 청명의 얼굴을 볼 수가 있었다. 백천은 시선을 내려 청명의 손을 바라보았다. 손은 힘이 풀린 채, 그 상태로 묻어져 있었다. 청명이 검을 놓은 것이 아니라, 놓친 것이었다.

바람이 불어온다. 유난히 이르게 피어난 한 매화 고목에서 매화꽃이 향기를 퍼트리며 날아갔다.

당소소는 청명의 목에 가늘게 그어진 붉은 선을 바라보며 경악을 금치 못하더니 금창약을 꺼내어 발라주었다. 백천이 그 옆에 심각한 얼굴로 서서 그러한 청명을 바라보았다.

청명은 주먹을 꽉 쥐었다. 어찌나 꽉 쥐었는지 손이 희게 질릴 정도였다. 당소소는 약을 얇게 펴 발라주고는 시선을 내리다 꽉 쥔 청명의 손을 바라보았다.

“따가워요, 사형?”

“청명아.”

백천은 청명이 대답하기도 전에 청명을 불렀다. 당소소도 백천에게 묻고 싶은 것이 있던 터라, 고개를 돌려 백천을 바라보았다. 백천은 잔뜩 삐딱한 자세로 청명을 바라보고 있었다.

“언제부터 그랬던 게냐.”

“…무슨 소리 하는 거예요? 사형. 어디 아파요? 청명 사형.”

백천의 말에 당소소의 얼굴이 희게 질리더니 청명을 바라보았다. 청명은 아무것도 아니라며 입을 떼려다가 어서. 라며 재촉하는 백천의 말에 머리를 긁적거렸다.

“별거는 아니야. 전염병도 아니고….”

“묻는 게 그게 아니잖아요! 그…. 혹시 요즘 강호에 떠도는 그.”

“아마도.”

청명은 머리를 긁적이다 백천을 바라보았다. 백천은 여전히 청명을 바라보고 있었다. 더 말하라는 듯한 태도에 짜증이 나면서도 감정적인 자극을 받자, 동시에 몸에 힘이 풀리는 것을 느꼈다. 청명의 몸이 앞으로 살짝 기울자, 백천이 손을 뻗어 당소소에게 기대려던 청명을 저지시켰다.

“요 며칠 사이에 낮 시간대에 조는 것도 그것 때문이냐?”

“…아마도.”

“…그러고 보니. 당가에서도 있다고 들었어요.”

당소소는 청명의 말을 곰곰이 생각하는 듯하더니 이내 손가락을 펼쳐 보였다. 백천과 청명의 시선이 동시에 당소소를 향했다. 당소소는 손가락을 하나 접으며 당가의 의원들이 알아낸 정보들을 읊조렸다.

“수면발작. 말 그대로 사형도 모르게 잠에 빠져드는 거예요. 보통 일각에서 짧으면 일 주향 정도.”

당소소의 말에 청명은 고개를 느리게 끄덕였다. 백천은 더 말해보라는 듯이 당소소를 바라보았다. 당소소는 손가락을 하나 더 접었다.

“이건…. 저희도 아직 자세한 명칭을 붙이지 못했지만. 탈력 발작이라고 제가 부르고 있어요. 감정적으로 흥분할 때, 힘이 빠지는 거예요.”

당가에 가서 당소소는 새로운 의학지식들을 얻어온 듯 손가락을 하나씩 접으며 청명에게 물었다. 청명은 부정하지 않으며 가만히 당소소의 말을 들었다.

“사형은 그간…. 잠을 적게 자서 더 그럴 수도 있어요. 대부분 무림인은 그러한 원인이었거든요. 물론, 이립 전에 발병하기도 하고요.”

당소소의 말에 백천은 음, 하며 가만히 듣다 이내 느리게 입을 열었다.

“나을 수 있는 병이냐?”

“…치료법은 없어요. 규칙적이고 충분히 자면 좋지만……. 청명 사형이 그럴 리 없잖아요.”

그렇지…. 백천의 말에 청명은 어이없다는 듯이 둘을 바라보았지만, 둘은 그러한 청명에게 시선 하나 주지 않고 어떻게 해야 할지에 대한 의논을 나눴다. 청명이 괜찮다며 내뱉는 말은 당연하게 기각되었다.

당소소는 혹시 모르니 탕약을 끓여오겠다고 말하며 밖을 나섰다. 얕은 상처라 붕대를 감을 필요는 없지만, 증상 중 하나에 자동행동 증세가 있다는 말을 들었기 때문에 붕대를 억지로 감아주었다.

“내가 무슨 환자야?”

“환자지. 잠은 죽어서 자면 된다더니. 완치도 못 하는 병에 걸릴 줄 몰랐구나.”

백천은 미간을 찌푸리며 붕대가 갑갑한 듯, 목을 긁적거리는 청명의 손을 아래로 내려주었다. 청명은 짜증을 내다 이내 침상 위에 몸을 눕혔다.

“저번에 들었던 말을 또 들으니 기분이 더러워.”

“그래. 앞으로 자주 해주면 더러워질 일이 없지 않겠느냐.”

청명이 짜증을 내자 백천은 힘 빼지 말라고 말하고는 벅벅 문을 긁어내리는 소리에 걸음을 옮겨 문을 열었다. 백아가 도도도 걸어와 자신의 위치라는 듯이 청명의 옆에 몸을 웅크렸다.

“야, 저리 가.”

청명의 말에도 백아는 떨어질 생각을 하지 않았고, 청명은 다시 몰려드는 수마에 눈을 끔뻑거렸다. 소소가 탕약을…. 청명이 느리게 중얼거렸고 백천은 깨워주겠다고 말하며 손을 뻗어 청명의 눈두덩을 덮어주었다. 청명은 두어 번 눈을 끔뻑거리다 백아가 붕대로 감싼 목에 턱을 올리는 느낌을 받으며 잠에 빠져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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驚蟄 : 개구리가 겨울잠에서 깨어나다

24절기 중 세 번째 절기.

태양의 황경(黃經)이 345도에 이르는 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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