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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추(立秋)가 온 지 두 달이 넘었다.

날씨도 꽤나 추웠으며 매화에는 서리가 앉아있었다.

늘 그렇듯 화산에서는 훈련하는 소리와 시끌벅적 떠드는 소리가 들려왔다.

아직은 조금 어두운 묘시

왜인지 모르게 청명의 눈이 떠졌다.

갑자기 깨어버린 탓에 다시 눈을 감으며 잠을 청하려 눈을 감았다. 하지만 반각도 되지 않아 그의 눈이 다시 떠졌다.

“하-. 잠이 안 오네.”

청명은 결국 부스스 일어나 무복을 단정히 정리했다.

조용히 문을 열고 나오니 서늘하고 조용한 바람이 청명을 맞이했다. 역시 들어가서 다시 한번 잠을 청할까 싶었지만 그의 발은 이미 어딘가로 향하고 있었다.

언덕 아래에 화산의 모습이 보이자 청명은 이내 걸음을 멈추었다.

이곳은 매화검존 때 청명과 청문이 자주 오던 장소였다.
화산이 한눈에 보이며 은은한 매화향이 가장 선명한 장소이며 청문이 가장 좋아하던 장소였다.

화산에 다시 입문하고부터는 단 한 번도 오지 않았으며 올 시간조차 없었다.

* * *

-청명아. 내가 이곳을 어째서 좋아하는지 아느냐?
-화산이 한눈에 보여서 좋다고 하셨죠.
-그렇단다. 하지만 그 외에도 다른 이유들이 있단다.
-와. 정말 궁금하네요.
-허허. 이놈아 내 말 좀 새겨 들어라.
-눼.
-이 장소는 다른 아이들은 찾기 힘든 장소란다. 하지만 찾기 힘든 만큼 우울할 때나 휴식이 필요할 때 오면 마음이 안정되는 장소란다. 그러니 청명아. 너도 가끔은 홀로 이곳에 와보거라. 특히 입춘(立春)에 보는 풍경이 아주 절경이란다.
-... 네.

* * *

귓가에서 고요한 바람 소리가 들려왔다.

“여긴 입춘에 와야 볼 맛이 난단 말이야.”

청명은 조용히 화산을 내려다보았다.
상강(霜降) 임에도 불구하고 서리 앉은 매화의 향이 은은하고 시원하게 풍겨왔다.

“사형. 요즘은 매화향을 맡기가 그렇게 힘듭니다. 그런데 이곳은 매화향이 은은히 풍겨와 기분도 좋고 마음도 한결 놓이네요.”

“사형. 여기 있을 때만큼은 무거운 짐 따위 모두 내려놓고 쉬어도 되겠죠?”

-편히 쉬어라 이놈아.

들릴 일 없는 목소리가 낮게 울려 퍼지자 청명은 저도 모르게 웃었다.

어느새 시간이 흘러 진시가 되자 제자들이 하품을 하며 밖으로 나와 수련 준비를 하고 있었다.

청명은 뼈 빠지게 자신을 찾아다닐 오검들을 생각하며 뒤를 돌아 언덕을 내려갔다.

“다음에는 입춘에 올게요. 그때가 가장 매화향이 짙을 시기잖아요.”

청명은 자신의 착각 일지 몰라도 매화향이 그 어느 때보다도 짙어진 것 같이 느껴졌다.

霜降 : 서리가 내리기 시작하다

24절기의 하나로서

말 그대로 서리가 내리는 시기를 뜻하는 절기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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