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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후우."

 

 

청명은 손을 입가에 대어 입김을 불었다. 새하얀 김이 입에서 피어올랐다. 어느덧 화산에도 새하얀 겨울이 내려앉았다.

 

지금의 시각은 인시로, 화산의  모두가 잠자리에 든 늦고도 이른 시간이었다. 그가 지금 서 있는 곳은 화산을 둘러싸고 있는 산중에서도 가장 높은 곳으로, 이곳에 서 있으면 화산파의 모습을 한눈에 담을 수 있었다.

 

청명이 털썩 자리에 앉더니 술잔을 꺼내 술을 따르고는, 입가에 가져다 댔다. 독한 술맛이 목구멍을 통해 넘어갔다. 청명은 차게 불어오는 바람에 살짝 몸을 떨며 지그시 눈을 감았다.

 

 

오늘은 24절기의 소한으로, 겨울 중에서도 가장 추울 때이다. 

 

 

소한.. 소한이라. 이전에도 이맘때가 되면 소싯적의 청명은 그의 사형제들과 같이 시간을 보내곤 했었다. 물론 나이를 먹을수록 수련에 빠져들며 사형제들과 보내는 시간 또한 짧아졌지만.

 

어찌 되었든 소한은 겨울 중에서도 가장 추운 날이니 당시에 나이가 어렸던 청명은 사형제들, 특히 청문과 화음에 내려가 겨울에서만 볼 수 있던 화음 특유의 따뜻한 음식을 함께 사 먹곤 했었다.

꼭 어릴 때가 아니어도, 그가 나이를 꽤 먹고 난 후엔 당보와 함께 객잔에 가 대작이나 하며 시간을 보냈던 것 같기도 하다.

 

옛 기억들이 하나둘씩 새록새록 떠오르자, 깨진 유리 파편처럼 두루뭉술하던 기억이 조금씩 형태를 잡아나갔다.

 

당보와 마지막으로 등을 맞대며 싸웠던 날이 떠올랐고 청문 사형과 마지막으로 하던 대작 또한 떠올랐으며, 사형제들이 어릴 적의 청명을 데리고 함께 눈을 밟으러 나갔던 일도, 정말 어렴풋하지만 이러한 때가 있었다는 것은 똑똑히 기억하고 있었다.

 

그래, 그때도 이렇게 추운 날씨, 그러니까 소한이었던것 같다..

 

당보도, 청문도, 그의 사형제들도. 이미 청명의 기억에서조차 흐릿해질 만큼 100년이라는 시간이 흘러 모두의 기억에서 잊히고 지워졌겠지만, 오직 한 사람, 청명만큼은 그들을 평생 잊지 못할 것이며 앞으로 계속해서 시간이 흘러 또다시 이맘때쯤이 찾아온다면 그들과 함께했던 모습을 떠올릴 것이였다.

 

 

 

"청명아!"

 

 

 

갑자기 자신을 부르는 소리에 추억 아닌 추억에 잠겨있던 청명이 눈을 번쩍 떴다. 아래를 슬쩍 내려다보니 이리도 이른 시간에 언제 깬 건지 백천과 그의 곁에 서 있는 유이설, 조걸과 윤종, 당소소, 혜연이 자신을 찾고 있었다.

 

 

아래를 내려다본 청명이 피식 웃으며 혼자 중얼거렸다.

 

 

"역시, 아직은 이 병아리들을 두고 갈수가 없네요 장문사형. 언젠가 다시 대작이나 한 번 하죠."

 

 

술명을 허리춤에 메단 청명은 절벽 아래로 폴짝 뛰어내리고는, 언제나처럼, 그들 곁으로 다가섰다.

小寒 : 겨울 중 가장 추운 때

24절기 중 23번째 절기로 작은 추위라는 뜻의 절기.
태양이 황경(黃經) 285도의 위치에 있을 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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