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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스스

아직 아침 해도 떠오르지 않은 어두컴컴한 새벽

뻗친 머리를 하나로 질끈 묶은 한 삼대 제자가 화산에서 가장 일찍 새벽 수련에 나섰다.

 

“흐아아암. 어휴 새벽마다 애들 몰래 이게 무슨 짓이람.”

 

청명은 자신만의 자하신공인 ‘청명자하신공’을 수련하기 위해 다른 제자들 몰래 깊은 산속으로 들어가고 있었다. 연무장이 있는데 왜 굳이 산속으로 들어가냐고? 그건 청명이 손수 청명 식으로 바꾼 자하신공을 연습하기 위해서다. 그냥 연무장에서 하면 아직 불안정한 자하신공이 제자들을 다치게 할지도 모르기 때문이었다. 게다가…….

 

- 아. 사숙 안녕?

- 그래, 청명아 좋은 아침이……. 뭐냐?

- 그게. 자하신공 시험하다가 살짝 주화입마가 왔어

- .......... 에휴…….

- 엥 사숙 왜 그런 눈으로 쳐다 봐?

 

그 눈빛. 모든 것을 포기한 듯 한 초점 없는 두 눈과 땅이 지구 반대편까지 꺼질 듯 한 한숨이 기분 더러웠다. 천하의 안하무인 청명도 하루 종일 모든 화산 문도들이 이런 반응을 보이니 어쩔 수 없이 다 같이 하는 수련 시간 이외에는 몰래 산속에서 수련했다. 물론 이에 가만히 있을 청명이 아니었지만.

 

- 사숙 사형들 즐거운 수련시간이다~~

- 저기……. 청명아 왜 벌써 화가 잔뜩 나있냐? 얼굴에 심술이 덕지덕지…….

- 조걸 사형

- 으응.

- (빙그레) 나 화 안 났어.

- (오싹) 아.

- 다들 낙안봉 찍고 와. 늦게 오는 절반은 오늘 저녁 없다아아!

- 으아아아아아!! 조걸 이 눈치 없는 새끼야아아아아아아

- ? 방금 그거 어떤 새끼냐아아아아

 

‘아니 아무리 주화입마가 좀 와도 그렇지 그게 사형제를 바라보는 눈이냐??

내가 앓으니 죽지!!’

 

청명은 항상 수련하던 산으로 향했다.

 

“벌써 상강(霜降)인가. 올해는 유독 서리 안개가 심하군.”

 

아직 해도 뜨지 않은 터라 거의 앞이 보이지 않았지만 항상 가던 길이기도 하고 기감이

워낙 뛰어난 청명은 길을 쉽게 찾았다. 또한 이런 안개는 청명의 수련을 오히려 도와준다고 여겼다.

 

청명의 수련은 날이 다 밝아서야 끝이 났다.

 

“후~ 오늘은 여기까지. 이제 슬슬 병아리들 키우러 가볼까?”

 

청명은 화산으로 돌아갔다.

아니, 돌아가려 했다.

 

“엥 여기가 어디야?”

 

여긴가?

아님 여기?

여기다!

거기도 아님 여기!!

어라.

 

분명 왔던 길인데 어이없게도 길을 잃어버린 청명이었다.

 

“아오. 이 나이에 길이나 잃고 매화검존 다 죽었네. 죽었어.”

 

길을 나아가면 나아갈수록 안개는 더욱 자욱해지고 점차 나무도 사라져 마침내 안개로 인해 앞이 전혀 보이지 않게 되었다. 이후 좀 더 걷다보니 황량한 평지가 나왔다.

 

“여기에 이런 곳이 있었나.”

 

청명은 분명 왔던 길로 돌아갔는데, 처음 보는 곳에 와버렸다.

 

“아씨, 골 때리네 진짜… 저기요!! 여기 아무도 없어요!!! 저기요!!”

 

‘이런데 누군가 있을 리가 없나..’

 

청명아

 

휙. 청명의 고개가 확 뒤로 젖혀졌다.

너무도 익숙하고 사무치게 그리웠던 목소리

이제 다시는 못들을 거라고 단념했던 목소리

 

‘사…….형……. 장문사형. 사형이에요……?’

 

청명의 동공이 작아졌다. 그는 온몸에서 식은땀이 나는 것을 느꼈다.

그럴 리가 없다. 그날 마교에 의해 십만 대산에서 모든 화산의 문도들이 사망했다.

청문의 죽음을 눈으로 담은 건 다름 아닌 청명이었다. 그러나.. 그럼에도 믿고 싶었다.

이 목소리의 주인이 그의 장문사형이라고 믿고 싶었다.

霜降 : 서리가 내리기 시작하다

24절기의 하나로서

말 그대로 서리가 내리는 시기를 뜻하는 절기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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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화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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